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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의 시대

소개
오랫동안 우리 안에 홀로 갇힌 생쥐가 친구 생쥐를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고립된 생쥐는 ‘침입자’를 잔인하게 공격한다. 세계적 정치경제학자 노리나 허츠(Noreena Hertz)는 스마트폰과 도시의 비대면 시스템, 감시 노동에 갇힌 채 살아가는 21세기 현대인이 소통 본능을 잃은 ‘외로운 생쥐’처럼 서로를 공격하고 있다고 말한다. 외로움과 고립감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이 사회를 소외와 배제, 양극화와 정치적 극단주의로 내몬다는 것이다.
우리 시대에 만연한 외로움과 그 사회 경제적 비용을 밀도 있게 분석하며 영국 출간 당시 주요 언론의 찬사를 받은 이 책『고립의 시대(The Lonely Century)』는 우리가 일하고 투표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무너뜨리는 ‘고립 사회’의 근원을 파헤친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분열된 ‘우리’를 치유하고 코로나19로 무너진 사회를 재건할 것인가. 이 책이 바로 그 거대한 질문의 시작이 될 것이다.
그가 말하는 외로움은 단지 홀로 있는 상태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고립'이 협소하게 정의되어 있어 그 위협이 과소평가된다고 말한다. 허츠가 말하는 고립은 주변인과의 단절을 포함하여 일로부터의 소외, 정치인과의 심리적 소통 단절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현대 사회의 고립은 신자유주의적 이념으로 심각해졌는데, 자본의 축적을 향한 무조건적 경쟁은 우리 개개인을 파편화하고 점점 더 극심한 외로움으로 몰아넣는다. 이런 고립의 상태는 사람을 공격적으로 만들고, 포퓰리즘에 응답하게 하거나 사회를 정치적 극단주의로 향하도록 한다. 책은 수많은 사례를 통해 민주 사회의 근원을 흔드는 고립이라는 위험을 분석한다.
외로움의 문제가 점점 커진다는 데는 이미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이 책이 돋보이는 지점은 외로움이 단지 정서적 문제를 넘어 정치사회적으로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데까지 인식을 확장시킨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처한 고립의 시대라는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정부와 기업, 개인이 모두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하여 세계를 한데 모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최선을 다해 더 이상의 척력을 거부해야 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