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청소년 자립 지원 현장에서 청소년 인권을 고민하고 청소년을 만나고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활동의 철학과 방법을 모색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인권교육운동 활동가들이 같이 고민을 나누며 현장을 관찰하고 기록한 책이다.
대안학교, 아웃리치 버스, 청소년문화정보센터, 직업 훈련 매장, 위기청소년교육센터, 자립팸 등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청소년 현장들에서는 청소년들에게 “네가 혼자서 잘 살 수 있게 노력하라”고 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청소년들이 재미있고 즐겁게 느낄 수 있을지, 청소년들의 몫과 자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청소년들의 ‘위’나 ‘앞’보다는 ‘곁’에 설 수 있을지 생각하고 실천한다. 그러면서 청소년의 자립이란 무엇인지, 청소년의 자립을 지원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청소년을 ‘제대로 만난다’는 것은 무엇인지 보여 준다.
“비상(非常)이 일상”인 삶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자립이라는 말이 조금은 덜 외롭고 조금은 덜 초조하며 조금은 덜 삭막하고 조금은 덜 스산한 언어가 될 수는 없을까. 누구도 홀로 자립할 수는 없다. 자립은 결코 먼 미래에 도달해야 할 무언가가 되어서는 안 되었다. ‘스스로 그리고 함께’ 자신의 삶을 구성하고, ‘바로 지금’ 사회 속에서 의미 있는 존재로 살아가는 상태를 자립이라고 불러야 하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삭막한 자립의 언어에 인권의 숨결을 불어넣는 작업이 절실했다. ‘홀로 살아남아 너의 쓸모를 증명하라’는 요구 앞에서 ‘의무’가 된 자립의 언어를 ‘권리’의 언어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