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깨뜨리고, 실제 당사자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관련기관 종사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당사자들과 그 가족들이 지난 2년간 공들여 직접 만든 은둔형 외톨이를 위한 국내 첫 번째 가이드북이다.
한때 은톨이였다가 지금은 세상 밖으로 나왔거나, 현재도 은톨이인 당사자들의 다양한 목소리와 극복 과정이 실려 있다. 가정불화와 폭력, 학교에서의 왕따, 직장생활의 부적응, 스스로에 대한 무력감 등 은톨이가 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원인이 은톨이 당사자들의 책임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게 무료여성상담소에서 저는 밥도 먹고 잠도 자고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하면서 조금씩 힘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상담소에서는 심리상담 계간지도 냈는데 제가 출판 쪽에서 일했다는 말을 듣고 교정교열을 해보면 어떠냐는 권유가 들어왔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무섭고 자신이 없었습니다. 오타를 내면 어쩌나, 틀리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 마음을 상담소의 선생님에게 말하니 선생님이 제가 평생 들은 말 중에 가장 놀라운 말을 해주셨습니다.
“틀리면 어때요? 우리는 글자 하나 틀리는 것보다 조제님이 더 중요해요.”
아, 이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펑펑 났습니다. 저는 한 번도 내가 이런 존재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일을 할 때 틀리면 절대 안 되지, 틀리는 것보다 내 존재가 소중하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 걸 가르쳐 준 사람도 없었고 스스로도 생각해 볼 수 없었습니다.
이 순간을 시점으로 저는 내가 그동안 성공하고 일을 잘해야 가치가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던 마음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습니다.